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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를 말하다. / 이슈를 말하다. -정치, 사회, 종교

편의점 전쟁과 미니스탑 (feat. 세븐일레븐, 이마트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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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탑 간판

(모든 일의 시작...)




 이 좁은 땅덩어리에, 그마저도 반으로 뚝 잘려있는 이 나라에 편의점의 점포수가 모두 몇개인지 아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내 기억으로는 2016년 연말 기준으로 3.6만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16년 당시 기준으로 개인점포까지 모두 합해서 4만개가 넘었을 거라는 추산치가 있었다.

아래 표를 보자.


편의점 점포 증감율



편의점 점포수가 증가함에 따라 점포당 매출액이 줄어드는 것을 비율로 나타낸 표다.

이 글을 읽고있는 당신이 거주하는 동네, 걸어서 10분거리 이내에 편의점의 숫자를 머리속으로 떠올려보자.

아마 못해도 최소한 3개는 넘을 거라고 생각한다.


인구가 1억2천만인 일본의 편의점 점포수가 아직 6만개를 넘지 않는데, 인구 5천만인 한국은 4만개를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의점은 자꾸 늘어만 가고, 결국 작년 연말에 편의점간의 출점거리에 제한을 두는 안이 다시 등장하고야 말았다.


왜냐고?

이런 곳이 자꾸 생기니까.


송도 한건물 2편의점

(부산 송도의 한 건물 3편의점 사진이다. 논란이 일자 결국 아래의 세븐일레븐이 폐점했다.)



어쨌든 자율규약의 형태로 100미터의 출점제한을 두는것으로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3월 이전에 신규점포의 출점을 위한 경쟁이 아주 뜨겁다.

그리고 열흘전에 이런 기사가 나왔다.


JTBC 편의점 관련 기사꼭지

(클릭하지 마시라. 영상이 아니라 사진이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이 기사를 본 순간이었으니 내가 얼마나 게으른지를 알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미 예상 가능한 저 기사의 골자는 이러하다.

100미터 출점제한이 시행되기전에 미리 점유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편의점 프랜차이즈 4개社의 출혈경쟁이 치열해서 

 어마어마한 속도로 편의점의 신규 출점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자.. 그런데 왜 이렇게 까지 하는것일까? 단순히 출점제한 이전에 점포를 여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일까?


여기서 우리는 이 과다경쟁의 원인 중 하나인 미니스탑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의 편의점은 앞서 말한 대형 프랜차이즈 4개사가 모두 틀어쥐고 있다. 

점포수로보나 매출액으로 보나 CU가 부동의 1위.

그리고 GS25, 세븐일레븐 여기에 최근 몇년사이 엄청 파이를 키우고 있는 이마트 24.

아시다시피 세븐일레븐은 롯데. 이마트24는 신세계(기존의 위드미가 이마트24다.)


(참고로 10년 전까지 소소하게 명맥을 유지하던 바이더웨이는 세븐일레븐이 인수하여 전국점포의 90%이상을 세븐일레븐이 뼈째 삼켰다.)


다시 미니스탑 이야기로 돌아와서...

미니스탑의 지분은 일본의 유통사인 이온그룹이 76.06%를, 국내 식품 기업인 대상이 20%, 일본 미쓰비시가 3.94%를 가지고 있는데. 매출로는 CU GS25 세븐일레븐에 이어 4위, 점포수로는 이마트24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한국 미니스탑이 수익성악화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것이다.


자... 

CU와 GS의 점포수는 약 1.3만개, 세븐일레븐의 점포수는 약9500개, 그리고 이마트24가 약3700개이다.

롯데가 미니스탑을 인수하게 되면 세븐일레븐의 점포수가 1.2만여개에 육박하게 되고,

점포 수만 놓고 보면 만년 3위가 아닌 1,2위 자리를 노려 볼만 하게 된다.

반대로 신세계가 미니스탑을 인수하게 되면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점포수가 6천개까지 빠르게 늘어난다.


경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변경출점의 경우 신규출점과 달리 출점제한 규제와도 상관이 없다. 

그렇게 롯데와 신세계의 박터지는 경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매각 예상금액은 4천억수준.


그렇게 편의점 전쟁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후 롯데가 통 크게 4천억대 중반의 입찰가를 지른것으로 알려지면서, 2강 1중 1약의 구도가 3강 1약의 구도로 바뀌는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그런데 관련 기사가 나온지 두어달이 지나도록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대한 이야기가 없더니,

급기야는....


미니스탑 매각중단 뉴스 꼭지


위의 뉴스 꼭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출점제한이 시행을 앞두고 있으니 기존의 점포들이 몸값이 높아지면서 이온그룹이 생각을 바꿔버린 것이다. 어쨌든 통 크게 지른 롯데에 한방 먹었던 신세계측은 한숨 돌렸고, 2020년까지 자체적으로 점포수를 5~6000개까지 늘려 손익분기점을 넘기겠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발표했다.


즉 앞으로도 당분간은 동네 곳곳에 편의점이 늘어날 거라는 얘기다.

미니스탑이 팔리든 안팔리든 간에..

경쟁에 치여 말라죽는건 각 점포의 점주들이고, 돈은 롯데와 신세계와 BGF리테일이 벌겠지.





대기업빵집이 뭘 어쨌네 하는 식의 대기업의 소상권침해 골목상권침해 같은 말들 많이 하는데, 

유독 편의점에는 관대하다.

수차례 이야기했지만 세븐일레븐은 롯데고, GS는 GS그룹, 이마트24는 신세계다.

GS그룹은 범LG그룹계로 분류되고, CU의 주인인 BGF리테일은 삼성의 사돈집안으로 범삼성그룹계로 분류된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편의점이 4만개가 넘게 만들어진 순간 대기업빵집이 어쩌고, 골목상권이 어쩌고는 사실 아무런 의미 없는 공염불이다.




글을 쓰다보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중에. 슈퍼마켓이라는 단어가 있다. 영어로 하면 SUPER MARKET.

즉 마켓은 마켓인데 큰 마켓이라는거다. 우리의 어린시절엔 동네마다 구멍가게가 있었고, 몇분 더 걸으면 나오는 슈퍼마켓이 있었다. 

대형 마트와 SSM(Super Super Market)의 등장으로 빛바랜 단어가 되어버렸고, 이젠 그 자리마저도 편의점에게 뺏겨 버렸다. 

근데 그런 기업간의 출혈경쟁이... 

사실 우리네 서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앞주머니에서 빼서 뒷주머니에 넣는 형태였던거다.


삼성과의 합작으로 시작했던 홈플러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나,

신세계의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에브리데이나,

롯데의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와 사이는 완전히 틀어졌지만 신씨 일가인 농심의 메가마트,


뭐 농협 하나로 마트 빼곤 죄다.....

어휴 그만 알아보자.


서민경제에 이 정도까지 뿌리깊게 침투당하는 동안, 수평구조여야 할 경제가 수직구조가 되어버렸지.

유통이 다해먹으니 이 좁은 땅덩어리에 도로만 넘쳐나고, 1차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는 물가에 일희일비하며 먹고살기 힘겨워서 쩔쩔매고...


너무 복잡하게 얽히고 꼬여서, 어디서부터 풀어야 될 문제인지는 며느리도 모를거다.

아. 나도 모른다.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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